우리 외할머니는 딸만 여덟을 둔 이야기꾼이었어요. 가족 행사가 있어 모이는 날에는 사촌들이 방으로 가득했답니다. 외할머니는 우리들을 둥그렇게 모아 놓고 옛날이야기를 해 주시곤 했지요.
우리는 할머니가 온몸으로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외가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외할머니와의 추억은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지요. 드디어 동화작가가 되었고, 어린이들 앞에 첫 번째 동화책을 내놓게 되었지요.
출판사로부터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가슴이 벅차서 꼬박 밤을 새웠어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지요. 독자들이 내가 쓴 동화를 재미있어 할까? 아니면 조금 읽다가 재미없다고 책장을 덮어 버리면 어쩌지? 이런 고민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몇 명의 어린이들이라도 이 동화를 읽고 잠시나마 얼굴 가득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며 걱정을 거두었답니다. -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