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실상 이 세상에서 가장 늦게 노예를 해방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1800년대 초반에 노예제를 금지했지요. 하지만 미국에서 노예해방 선언이 등장한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1863년의 일로, 남북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였습니다. 그나마 이 선언은 북부에 계속 저항하는 지역만 겨냥했을 뿐, 나머지 지역의 노예제는 그대로 유지되었지요. 미국 전역에서 노예제가 완전히 폐지된 것은 그로부터 다시 2년이 지난 1865년이었습니다. 이렇게 늦기는 했지만, 노예해방은 매우 잘한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재산으로 취급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니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이미 남북전쟁이 터진 뒤에도 링컨이 노예해방 선언을 계속 머뭇거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노예해방 선언이 공표되자 남군에 밀리고 있던 링컨의 북군이 전세를 역전하고 마침내 남북전쟁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요? 이것이 링컨의 노예해방 선언에 얽힌 역사의 비밀입니다. 이 비밀을 이해할 때 비로소 링컨이라는 인물도, 링컨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도 그 생생한 모습을 우리 앞에 드러낼 것입니다. - ‘여는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