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우주를 향해 첫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 지구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내용의. 구상 성단 M13에 서기 2만 7000년쯤 도착 예정인 메시지가 아직도 우주 속을 날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웅장하고 뭉클해진다. 이 글 또한 사랑의 메시지다.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하며 도대체 사랑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썼다.
겁 많고 용기 없는 내 마음을 위로하려고 이 글을 쓴 것 같아요. 위험한 줄 알면서도 옳은 일이기에 정의롭게 행동하는 홍주와, 덜렁거리는 사고뭉치지만 위기에 처하면 친구를 먼저 생각하는 완식. 두 아이가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이야기를 쓰면서 누구보다 내 속이 시원했습니다. 아저씨가 지갑을 훔쳤다는, 그 말 한 마디가 가장 어려운 줄 알았는데 좀더 나이가 들어 보니 세상에는 그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그런 순간들도 있었지요. 홍주나 완식은 똑똑하고 완벽한 아이들이 아니에요. 하지만 피하거나 숨으려 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기에 결국엔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넘어지는 걸 무서워하면 달릴 수가 없습니다. 부족하고 모자라도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씩씩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머리말’ 중에서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든든한가. 그래서 상실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그들 옆에는 기쁜 일에 함께 웃고 슬픈 일에 함께 울어 줄 이웃들이 있었으니까.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의 가장자리까지 떠밀려 온 이들에게 선뜻 작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다정한 목소리로 안부 인사를 건네고 싶다. 모두들 안녕하신가요? 그동안 어찌 지냈나요? 보고 싶었어요…….
이 책이 어둡고 힘든 시간을 통과하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안부 인사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