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자 물리학자로서 물질의 존재 근원을 탐험하며 살고 있다. 내가 탐험하는 세계는 우리의 일상, 매일 바라보는 세상과는 아주 먼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세계는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 낸 허구가 아니다. 이 세계는 우리가 존재하는 것만큼이나 분명하게 존재하면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세계이다.
사람들은 인간의 상상력이 무한하다고 믿지만, 과학의 역사는 보다 크고 신비한 존재가 바로 자연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그 신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갖게 되도록.
내가 아무리 감미롭게(!) 물리학을 속삭인다 해도 이 책을 읽는 사람 중 누군가는(아니, 혹은 누구라도?)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쓰러지거나 도망가지 않기를, 그래서 카프카의 말을 빌려 이 책이 “우리 안에 있는 얼음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