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가끔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쌓여 있던 책을 정리하던 중, 오래된 수첩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거기엔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딸아이가 했던 혼잣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낯선 세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사랑이 가득했지요.
그렇게 한 장 한 장 수첩을 넘기며 아이 마음속 세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모든 것이 당연해서 권태롭기만 했던 일상이 작은 설렘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책 《안녕》은 그 짧은 여행에서 만났던 풍경들을 엮은 것입니다.
이 책과 만난 여러분들도 그 풍경 속을 거니는 동안 잊고 있던 설렘이 되살아나길 바랍니다.
-아기 고양이의 하루를 그리면서
엄마 젖을 갓 뗀 아기고양이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 실제 고양이들의 행동을 많이 관찰했습니다. 고양이의 움직임은 무척 민첩하기 때문에 그리는 게 쉽지 않았어요. 고양이의 자연스런 행동을 그림으로 옮기기 위해 움직이는 동작을 보고 스케치를 많이 했습니다. 채색에 들어갈 때는 수채화로만 쓰다가, 아기 고양이의 부드러운 털을 표현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수채화로 얼굴의 묘사와 전체적인 색감을 표현하고 그 위에 색연필을 사용하니 한결 따뜻한 털의 느낌을 낼 수 가 있었습니다.
아기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아 보였어요. 날아다니는 나비, 실타래, 공 따위를 가지고 쉴 새 없이 놀았어요. 그렇게 놀다 배가 고프면 간식도 먹고 낮잠도 자고 스스로 몸도 잘 닦았어요. 혼자서도 하루를 잘 보내다가도 엄마 고양이가 잘했다는 듯 핥아 주면 좋아하고 엄마 품에서 체온을 느끼면서 자는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의 엄마와 아기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엄마들도 아기들이 아장아장 걸을 수 있을 땐 스스로 놀이를 찾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한 발짝 물러나 지켜봐 주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