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가능한 한 어린이의 입장에 서서 육아에 대하여 생각하고자 하였다. 어린이 입장에 서고자 한다면, 어린이와 가장 가까운 어머니의 입장에 근접해야 한다고 본다. 의사의 입장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 서서 치료를 생각하는 자세는 30년 전 나의 선생님께서 어린이들을 주사기로 괴롭혀서는 아니 된다는 말씀이 나의 신념을 더욱 굳게 하였다. 그리고 20년 동안 거리의 소아과 의사로서의 생활은 나를 어머니 입장에 가깝게 하였다. 어떤 어머니는 아기의 개성을 무시하고 그저 규칙적이고 자로 잰 듯한 육아법으로 아기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나는 어린이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실제의 보육원 현실에서 보면, 그냥 이상론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부족한 조건에 적응하여 어린이를 키우는 것보다, 이상을 향하여 현실을 좋게 바꾸어 나가는 쪽이 어린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어린이 입장에서 육아를 생각한다면 예외는 없는 것이다. 30명의 어린이들을 한명의 보육자가 떠맡는 것보다 15명을 두 명의 보육자가 돌보는 것이 좋다 하는 주장이, 그렇게도 먼 이상이겠는가? 이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려는 작업보다 그 얼마나 소박한 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