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정희·최명희·안수길·이상은 한국 현대소설사의 한 정점에서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작가들이다. 특히 오정희와 이상은 전복적인 상상력과 파격적인 실험성을 가동시켜 작중인물의 내면세계를 탁월하게 형상화한 개성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또한 최명희·안수길 역시 모국어에 대한 탐색, 민족정체성 찾기와 민족의식 고취를 이들 작품 속에 육화시킨 점에서 작가의식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가들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3부로 나누어진 이 책에서 저자는 이들 작가의 작품세계를 주제의식과 작중인물의 갈등 양상, 인물 유형 등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문학 작품은 작가 의식이 집적된 결정체이다. 따라서 작품을 통하여 작가 의식의 지향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작품의 주제의식과 작중인물의 갈등 양상, 인물 유형을 파악하는 작업이, 작품의 미학적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과 더불어 선행되어야 할 필수 요건이다. 왜냐하면 개별 작품에 대한 정치한 해석과 분석을 통하여, 주제의식의 전개 양상과 작가의 지향성이 파악됨으로써, 온전히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황순원·김승옥·최인호의 서술기법을 중심으로 하여 이상의 글쓰기 방식이 어떠한 양상으로 후배 작가들에게 수용되고 있으며, 작중인물과 이미지의 측면에서 어떠한 유사성을 가지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왜냐하면 작가들 간의 상호 영향관계를 규명하는 작업도 상호텍스트성의 관점에서, 나아가 소설사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지점에서 필요한 작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황순원 다시 읽기>는 황순원 문학의 지향성과 실험성이 대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작품들을 통하여 황순원 문학세계가 새롭게, 깊게, 그리고 넓게 이해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도되었다. 나아가 작가의 정신적 자세와 현실인식, 그리고 상징성이 작품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편집되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황순원 문학이 가지고 있는 재미와 실험성과 상징성 나아가 정신적 자세를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