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은 같은 여성 자영업자가 겪는 두려움과 자괴감, 이를 극복하게 하는 사랑과 연대에 대해 그리고 싶었다. 잘 그려냈는지는 모르겠다. 다시 자영업자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지금의 내겐 여전히 현재진행형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세상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는 동안 큰 힘이 되어준 윤소진 편집자님에게 감사드린다. 초고의 결말은 어두운 방항이었으나, 내가 만났던 이들의 다정함이 결국 밝은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나는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믿음을 품고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한다. 이 소설 역시 그러한 믿음에서 출발했다. 그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내 안에 고여 있었고, 자라면서 더욱 증폭되었으며, 언젠가 밖으로 뚫고 나오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보부아르는 말했다. 섹슈얼리티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고. 이 소설의 시작점은 여성의 다양한 섹슈얼리티를 그리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예전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젠 희미하게 윤곽이 보인다. 서서히 동이 트는 것처럼.
다다른 곳에서 변화를 맞닥뜨린다면 기꺼이 반길 것이다.
아주 많이 후회해도 된다. 완벽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자책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는 걸 깨달을 때까진. 그걸 깨닫고 나면 후회가 아무런 소용 없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니다. 완벽한 삶이란 원래부터 없다는 뜻이다.
_「무지개떡처럼」 중에서
스물셋에 처음으로 소설 창작 수업을 들었다. 함께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은 내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했고, 내가 쓴 소설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결국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략) 아침이 되면 밤이 오길 기다렸다. 밤이 오면 핸드폰을 붙들고 뺨이 뜨거워질 때까지 통화했다. 일하기 싫었고 늘 가난했다. 내가 무엇이 될지 궁금했지만 어쩐지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