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에서 니체에게 나타난 문제의식들을 숙주 삼아 우리 시대와 사회의 위기와 문제점들, 현대 문명의 문제와 미래 문명이 나아가야 할 좌표, 종교적 지평에서의 삶의 의미 파동과 자기 찾기, 과거사 문제와 같은 역사적 치료 등의 문제를 수정(受精)시키는 의학적 글쓰기를 시도해보았다. 철학자란 단순히 논리나 개념의 미라를 꼼꼼히 분석하는 학문적 노동자가 아니라 시대의 고통이나 인간 영혼의 상처를 읽고 치유하는 '철학적 의사'라는 니체의 말처럼, 나는 철학이란 이제 의학적 글쓰기의 영역, 즉 인간 영혼의 아픔과 시대의 고통을 치유하는 치료학으로 복권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