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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내 살 속에 묻어둔 묵언을 언젠가 다시 꺼내어 흐느낄 때가 올 것이다. 이 세상과의 불화를 자청하며 시를 써온 지 어언 33년 세월. 오늘도 내게 남겨진 한 떨기 그리움이 탄다.
그동안 숱한 생의 고비에서 넘치는 술잔을 부여잡고 버텨왔다. 허나 생피처럼 뜨겁던 시절은 떠나갔고, 막소금처럼 짜디짠 세상이 다시금 찾아왔다.
돌이켜 보니 서울이란 낯선 땅에서 참숯 한 자루도 없이 지금껏 타오를 수 있었다니, 내 스스로가 참으로 용했다. 그래, 눈보라 자욱한 이 시절도 끝내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세 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 이후 10년 만에 새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시집은 지난 10년간 내 살아온 삶의 흔적이자, 뼈아픈 고해성사이기도 하다.
침묵의 돌이 꽃으로 피어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
|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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