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윌리엄 스타이그는 생의 전반기에는 삽화가와 만화가로 이름을 날렸다.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스타이그는 형으로부터 일찍부터 그림을 배우고, 뉴욕 시립 대학과 국립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만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미 23살때부터 저명한 잡지인 「라이프」와 「뉴요크」 등에 카툰을 연재했으며, 그림뿐만 아니라, 운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만능 스포츠맨이었다고 한다.
그림책 작가로 데뷔한 것은 61살 때로, 모두들 그의 은퇴를 생각할 때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영국의 어린이 문학평론가 존 로 타운젠드는 스타이그 작품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윌리엄 스타이그는 긴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 놓으며, 결코 농담을 하거나 어린이의 머리 너머에 있는 어른 독자에게 윙크를 보내지도 않는다."
재치와 익살, 삶에 대한 낙관적인 웃음, 위선적인 어른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이 가득한 그의 작품들은 평론가와 어린이 독자들에게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칼데콧 상, 뉴베리 상, 혼북 어워드 등 미국의 주요한 어린이책 상을 1970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휩쓸었고, 1982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스타이그는 작업 속도가 빠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글은 일주일 안에, 그림책 한 권 분량의 그림은 한 달안에 마쳤다고 전해진다. 그림책 작가가 되기 전부터 그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카툰을 그리는 작가로 호평을 받았고, 그림책과 동화책에서 그 장점은 빛을 발했다. 특히, 그의 그림은 카툰처럼 익살스러운 웃음을 담고 있다.
얼핏 보면 스타이그의 그림은 대충 그린 듯 하다. 거친 선과 큰 특징만을 잡은 인물 묘사, 여기저기 튀어나와 거친 느낌을 주는 채색까지 교과서적으로 '잘 그린 그림'이라고 하기 힘들지만, 그의 그림에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으며, 의욕과 열정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넘치는 아이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나타낸다.
세상을 몸으로 부딪쳐 배우는 강아지 도미니크, 못생긴데다 성질까지 사나운 슈렉, 어떤 역경에도 포기를 모르는 생쥐 아벨. 그의 책에 등장하는 동물과 인물들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강요하는 '착한', '얌전한', '예의 바른'이라는 미덕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은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접받으며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해 나간다. 아마도 이런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모습이 어린이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리라.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삶에 대한 열정과 용기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활동적이며, 책이나 학교, 어른의 설교가 아닌 자기가 직접 경험한 모험 속에서 삶의 진리를 깨닫는다. 그는 교훈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무엇인가가 가슴에 남아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그것은 바로 험난한 삶으로 나아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인생이 생각만큼 힘든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