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와 문화 관광 관련 잡지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어린이 책 전문 기획 편집과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한눈에 펼쳐보는 24절기 그림책》, 《한 권으로 보는 그림 한국사 백과》, 《한눈에 반한 우리 문화》, 《공부가 쉬워지는 한국사 첫걸음》, 《오늘은, 별자리 여행》, 《아하! 그땐 이런 과학기술이 있었군요》 등이 있습니다.
유익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역사의 대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0년 10월 중순께 신문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마음이 무척 설렜어요. 더구나 과학을 주제로 원고가 펼쳐지면 그 아래로 과학 주제에 따른 역사적인 이야기로 원고를 꾸며야 했기에 흥미롭기도 했고요. 이른바 과학과 역사의 만남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이라는 교육면에 ‘상식 쑥쑥 역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기에 이르렀고 많은 어린이 친구들이 뜨거운 관심으로 갖고 독자가 되어 주었지요.
그런데 신문에 연재된 내용이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없는 형편이 되어서 안타깝던 참에 책을 통해 그동안 신문에 실었던 역사 이야기를 소개할 기회가 찾아왔어요.
〈조선일보〉에서 ‘신문은 선생님’을 진행하는 곽수근 기자 아저씨와 맛있는 비빔밥을 점심으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과학 기사와 역사 이야기를 함께 엮어 새로운 형식의 재미난 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예요. 맛있는 비빔밥과 닮은 책을 만들자고 말이에요.
비빔밥과 닮은 책?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 중에 비빔밥이 있어요. 우리 민족의 주식인 밥에 볶은 나물이나 여러 가지 반찬, 고기와 고명 따위를 얹고 깨소금과 참기름, 고추장 등의 양념을 넣고 젓가락으로 솔솔 또는 숟가락으로 쓱쓱 비벼서 먹는 음식이에요. 조선 시대에 왕이 점심으로 가볍게 드셨던 음식인데 ‘비빔’ 또는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는다고 하여 섣달그믐날 저녁에 남은 음식을 없애기 위해 모두 모아 비벼 먹었던 밥인 ‘골동반’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비빔밥이 밥에 나물, 고기, 고추장 등 서로 다른 음식 재료를 모아 독특한 맛을 창조해 내듯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융합’이라고 해요. 최근 학문, 과학,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융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융합형 인간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대학들은 대학에 입학하려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시험을 치러 선발의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어요. 그때 논술의 형식을 통합형 논술로 치른다고 하는데, 그것은 한 과목의 교과에 대한 단순한 암기나 이해가 아닌 여러 과목에서 배우고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삼아 주어진 지문을 요약하고, 비교와 비판은 물론 구체적인 사례나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에요.
‘과학과 역사를 맛있게 비벼 재미있는 책을 만들면 우리 어린이들이 나중에 통합형 논술에도 자신감을 갖고 융합형 인재로 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뜻을 세우고 곽 기자 아저씨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소개할 재미나고도 유익하고도 과학 이야기를, 저는 곽 기자 아저씨가 쓴 과학 이야기와 주제나 소재가 어울리는 역사 이야기를 서로 새롭게 꾸며 쓰기 시작했고, 드디어 이렇게 책으로 엮게 된 것이지요.
부디 이 책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크고도 깊은 사랑을 받기를 바라며 곽 기자 아저씨와 저의 생각과 뜻이 이렇게 멋진 책의 모습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출판사 및 관계하신 여러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