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동시통역을 전공한 후 전문 통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 번역자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디지털 중독자들》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마음의 감기》 《마음의 오류》 《리더십, 전략적 사고 따라가기》 《백자/분청사기》 《자유놀이의 시작》 등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레나만 했을 때 종이 인형을 오려 종이로 된 옷과 장신구를 바꿔 입혀 가며 놀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처럼 《레나의 인형 친구들》은 우리가 잊어버리기 쉬운 인형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각양각색의 장난감들이 많은 탓인지 요즘에는 아이들이 대부분 며칠 가지고 놀다가 금방 싫증을 내고 다시 새로운 장난감에 눈을 돌리곤 한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가까운 문구점만 가도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장난감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기 때문인 듯 싶다. 하지만 인형들의 주인인 레나는 뒤뚱거리며 겨우 ‘엄마, 아빠, 레오’라는 세 마디밖에 못할 때부터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매년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받은 인형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비록 낡고 해졌지만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인형 친구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는 레나의 마음씨에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 성격이 다른 인형들은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면서도 막상 친구가 어려운 일을 당하면 걱정하고 위로해 준다. 이 모습을 보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친구를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때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인형 친구들이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겨 내면서 점차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흐뭇하게 그려진다.
레나가 학교에 입학한 후, 인형 친구들은 자신들이 쓰레기봉투에 버려질까 걱정한다. 하지만 마침내 새로운 방법을 찾아 흥미진진한 모험을 펼치며 그 속에서 간절히 바라던 소원을 이루게 된다. 눈 깜빡이 인형 아나벨라는 멋진 무용수, 헝겊 인형 레오는 힘센 사자, 곰 인형 테디 클라우스는 겁 없는 영웅. 되고 싶었던 꿈을 잊어버리지 않고 계속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형 친구들이 결국 그 소원을 이룬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큰 꿈을 이루는 희망이 솟구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