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는 스텝프린팅과 광각카메라를 이용한 'MTV 식 영화찍기'와 홍콩 젊은이들의 삶이 담긴 내러티브로 세계 영화계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든 스타일리스트.
5살 때 홍콩으로 이주, 홍콩이공대학 미술설계과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사진에도 관심을 두고 공부했다. 80년 졸업 후 TV-B의 드라마 제작 교육코스를 수료하면서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고 82년 그만둔 후 87년까지 13편의 시나리오를 썼다.
88년 [열혈남아]로 데뷔하면서 주목받는 신인감독으로 부상했고 90년 [아비정전], 94년 [동사서독]을 거치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갔다. 택동영화사를 설립한 후 만든 [중경삼림]으로 14회 홍콩 금장상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로 인해 명실공히 90년대 홍콩 뉴웨이브 최고의 작가 감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후의 국제적 호평과 수상 리스트는 더욱 대단한 것이었다. 다섯번째 영화인 [타락천사]까지 미국 등 서구 진출에 무난히 성공했으며, 특히 [중경삼림]의 경우 그의 팬인 쿠엔틴 타란티노가 미국 내 배급에 힘썼다고 전해져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보이스오버 내레이션, 무심한듯 하지만 외로움의 상처를 안고 사는 젊은 군상들, 심심찮게 등장하는 동성애적 코드, 화려하고도 감각적인 음악 사용, 뮤직비디오식 시네마토그래피 등은 자작 시나리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과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굳어졌다.
97년작 [해피 투게더]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마침내 감독상을 그에게 안겼으며, 다음 작품인 [화양연화] 역시 칸에서 상영되어 남우주연상(양조위)와 기술공헌상을 수상하며 절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