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연히 당백전 한 닢을 보게 되었다. 손때가 깊이 스며 있는 큼직한 동전이었다. 나는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며, 이 지방에서 저 지방으로, 이 장터에서 저 장터로, 장사꾼에게서 농사꾼에게로, 그렇게 흘렀을 것이다. 게다가 유통을 함에 부족함이 많았던 동전이었으므로, 많은 사연과 애환도 함께 유통되었을 것이다. 문득 당백전을 바라보며, 기쁨보다는 슬픔이, 슬픔보다는 분노가, 분노보다는 절망이 앞섰을, 그때의 백성들을 떠올렸다. 나는 그들을 만나러 140여 년 전의 역사 속으로 긴 여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