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어느 날 세상이 망할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때
용기를 내어 신화 속의 뱀을 빌려와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창조 신화 속의 뱀은 무한이면서 근원물질을 상징합니다.
저에게는 너무 벅찬 의미이지만 이야기를 만들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초록 뱀은 이곳 저곳을 다니며 낙원을 맛봅니다.
그런데 인간 세상에서 더러운 바람이 불어와 낙원을 망칩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마음이 더러워지면 자연도 더러워지게 마련이지요.
초록 뱀은 더러워진 세상을 삼킵니다. 그리고 세상은 다시 시작되지요.
자연은 그저 순환 법칙에 따라 돌아갑니다. 인간은 그 커다란 순환 속에 잠시 머무르는 존재일 뿐이지요.
낙원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머물러 있는 동안 초록 뱀이 우리에게 준 자연의 축복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며 산다면 그것이 바로 낙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