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저는 특별하지 않았어요. 뾰족한 구석이 없었다고 할까요. 공부도 외모도 그저 그런 정도. 몇 차례 임용에 떨어졌는데 덜컥 50세에 교수가 됐어요. 그렇게 원할 때는 안 되더니 ‘왜 하필 지금일까?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토지』를 처음 만난 게 스물다섯이었고, 그 후 20년이 흘러 학생들과 다시 읽었죠.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서는 ‘나, 그저 내 걸음으로 가면 되겠구나’ 했어요. 박경리 선생이 제게 보여준 삶의 가치를 독자와 나누고 싶었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때로 헛발질을 해도 더듬더듬 ‘계속해나가는 것’에 위로를 얻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