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 재직하였다. 여주에 ‘라이너쿤체뜰’이 있는 ‘여백서원’을 세워 지키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고등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을 역임했으며,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 재단 연구원이다.
저서로 『어두운 시대와 고통의 언어: 파울 첼란의 시』, 『독일의 현대문학: 분단과 통일의 성찰』, 『시인의 집』,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등이 있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시골의사』, 『괴테 시 전집』, 『괴테 서·동 시집』, 『파우스트』, 『그림 동화』, 『나와 마주하는 시간』, 『은엉겅퀴』 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아주 여러 해를 두고 쓰였고, 묶여서도 다시 여러 해를 들고 있던 원고이다. 무슨 탐방기나 르포 쓰듯이 일삼아 시인의 집들을 찾아간 것이 아니고, 큰 물음의 무게가 혼자서는 감당해내기 어려워질 때마다 문득문득 달려갔던 먼길들을 기록한 낱글이었다. 그럼에도, 물음은 도저했어도, 서성였던 곳은 언제나 시의 부근이었다. 내게는 삶의 부근이기도 했다. 어쩌면 거기쯤에서 서성이고 있는 이들이 나의 보이지 않는 동행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