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마천면의 산촌에서 태어났고,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에 「십오방 이야기」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글을 썼고, 남북 공동의 국어사전인 <겨레말큰사전>을 만드는 일도 했다. 장편소설 『낙타』, 장편동화 『돌고래 파치노』 등 서른여 권의 저서가 있다. 단재문학상, 요산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거창평화인권상을 수상했다.
생각해보면 천사마을 사람들은 재개발조합이나 용역, 그리고 경찰과 싸운 게 아니었다. 함께 마을을 이루었던 인간관계와 싸우고, 밀려오는 두려움과 싸우고, 보잘것없는 전재산과, 생의 밑바닥과 외로움과 싸웠다. 온갖 애증과 무너지려는 꿈과 격투했고 끝내 패배했다. 하지만 그 격투를 통해 그들은 존엄성을 지켜냈다. 존엄성이 전제된 패배는 패배가 아니다. 세상이 패배의 끝없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패배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패배 속에서 소년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