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저는 개울가의 흐르는 물 사이로 뾰족한 돌을 밟게 될까 봐 건너기를 한참 망설이는 마음으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상처 입을 것이 두려워 나서기를 주저하는, 그렇기에 좋은 일들을 스스로 내던지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만화를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자 세상으로부터 이해받는 기분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먼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생겨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화 그리게 된 덕입니다.
처음으로 만든 장편만화가 『사랑하는 이모들』이어서 기쁩니다. 이 사실만으로 저는 한동안 벅차고 충분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