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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송기원
성별:
남성
출생:
1947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보성군 (
게자리
)
사망:
2024년
직업:
소설가 시인
최근작
2023년 10월 <
늙은 창녀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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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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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용선은 한 권의 소설집이기에 앞서 나에게는 자애 명상이다. 흔히 생로병사라는 삶의 커다란 짐 중에 대부분은 제 잘났다는 어리석음이다. 아직도 탐욕에 불타고 있는 나는 연민으로 외친다. “이 중생을 가엽게 여기시어 긍휼의 손길로 남은 목숨이나마 스스로 열반의 길을 찾아가게 하소서.” 반야용선의 안중익이야말로, 내 이승의 삶에서, 마지막으로 잡아보는 보살행의 아름다운 눈길이며 목소리이리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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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ㅣ
애지시선 107
김경옥
(지은이) |
애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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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옥 시인을 만난 시간은 짧고 가벼웠다. 그의 첫 시집을 만나면서 뒤집어졌다. 쉬이 넘나들 수 없는 깊이와 향기를 만난 것이다. 시는 무슨 죽비처럼 나를 호되게 매질했다. 두 번째 시집 『외주』도 마찬가지다. 매천의 절명시를 만나는 것 같은 무게와 깊이로 나를 매질한다. “누군가 있어 나를/피칠갑으로 죽여주었으면”, “화분 모퉁이 깨진 틈새/마른 실뿌리가 하얗다”, “여러 날 울어도 길은 없다”, “내 속에 든 불쌍한 그를 본다”, “어머니/여기는 거울밖이어요”, “아! 사랑은 사랑은/고단하고 멀어라”, 시인은 비록 절망하고 울고 피칠갑이 되더라도 그 시를 만나는 나는 그 시인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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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이명신
(지은이) |
서이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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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신 작가의 장편소설집 ‘즐거운 인생’을 원고로 읽으면서 나는 어쩔 수없이 많이 부끄러웠다. 만일 우리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진짜작가가 있다면 이런 분이 아닐까, 이 분에 비하면 나라는 자는 가짜작가인 것이 분명하다. 얼핏 보면 문장이며 구성이 서툴게 보일 수 있지만, 단 한번도 소설을 쓰기 위한 전문적인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그의 ‘즐거운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구비구비마다 힘들다 못해 처절한 삶들이 드러나고, 그렇게 자빠지고 쓰러져 나뒹구는 작가 자체가 무슨 선연한 핏자국처럼 선연하게 펼쳐진다. 그런 두 번 다시없는 자신의 삶을 작가는 감히 ‘즐거운 인생’이라고 외친다. 어쩌면 작가는 작가이기에 앞서 이 흙수저 시대의 큰 스승일지도 모른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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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텁나루 숲, 그대
ㅣ
문학들 시선 21
박두규
(지은이) |
문학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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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시인에게 두텁나루 숲에 살고 있는 ‘그대’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는 묻지 말자. ‘이미 스승들은 모두 그대를 살고 있는 듯했고/ 나도 그 언젠가부터 그대에 대한 그리움을 키웠다./ 그리고 두텁나루 숲에 들어 그대를 탐문한지도/ 벌써 4년의 세월이 흘렀다.’ 박두규 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지금도 ‘내 영역을 지우는 것만이/ 세상의 경계를 지우는 것이라는 말을 생각하며/ 내 오랜 그리움도 어쩌면/ 하나의 경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두텁나루 숲에서 하루에도 서너 번씩 길을 잃고 찾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시인은 ‘깊은 어둠 속 적막의 파랑을 부유하는 가랑잎 같은 것. 모든 걸 버리고. 혼자서. 흔들흔들. 눈부신 월인천강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시는’ 저 적막 속 눈부신 가랑잎 하나를 줍고 또 줍다가 어느 날 필연처럼 화엄을 만나고자 한다. 그리고 말한다. ‘잎이 지고 눈이 내리는 일처럼 나의 어둠도 일상이 되어 이젠 조용히 늙어가게’ 해야 한다고. 그것은 ‘퇴로마저 끊긴 적막의 어느 길목에 반드시 화엄의 능선이 있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현상의 모든 두려움을 정면으로 돌파하게 한다. ‘그래, 눈보라의 이 외길에서 차라리 길을 잃어야 하리.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을 다시 한 번 만나야 하리. 아, 하얀 세상 저 화엄.’ 그리고 시인은 극한의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자신의 향기를 맡는다. ‘어디에서 왔나? 이 향기.’ 아, 살아서 스스로의 향기를 맡는 중늙은 사내라니! 그리고 그런 사내가 이런 혼돈 속의 끔찍한 시대에 아직도 시를 쓰고 있다니! 사내와는 반대편에서 벌써부터 자신의 앙상한 해골을 만지며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나에게는, 사내가 스스로의 향기와 함께 토해내는 시편들이 다른 세상의 일인 듯 눈부시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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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 달리아
신혜진
(지은이) |
은행나무
| 2012년 8월
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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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슨 모범답안처럼 내세우는 규범이니 규율이니 윤리니 의무니 하는 따위에는 전혀 무관심한 채, 신혜진은 오늘도 세상 물정에서 저만큼 떨어져 ‘젖몸살’을 앓으며 불빛 한 점 없는 깜깜한 시간을 피투성이로 ‘밤소풍’ 중이다. 그런 그가 나에게는 글쟁이로서의 저주와 은총을 함께 받은 것처럼 여겨진다. 아직까지 소멸되지 않은 멸종위기의 동물처럼 자신의 저주를 버텨낸 그가 어떤 계기에 자신의 은총에도 눈뜬다면, 그 은총은 적막한 문단에 크게 눈부시리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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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 콩
이시백
(지은이) |
실천문학사
| 2010년 6월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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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갈보콩’의 작가 이시백의 등장은 나에게 근래에 들어 일종의 사건으로 여겨졌다. ‘느닷없이’ 혹은 ‘난데없이’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그는, 언제나 그리운 이문구 형님의 빈자리에 소위 농촌소설이라는, 시절에 뒤처져도 한참 뒤처진 장르로 어느 날 불쑥 등장한 것이다. 그런 그가 나에게는 일종의 사건을 넘어서 어떤 각성으로까지 여겨졌다. 논두렁에 퍼질러 앉은 육덕 좋은 시골 여편네들의 방담처럼 걸걸한 입담, 어디서나 두엄냄새며 쇠똥냄새가 풍겨오는 문체, 얼핏 어눌하고 주눅이 든 것 같으면서도 저마다 벌써부터 한눈에 척 세상살이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인물들의 냉엄한 눈길은 나로 하여금 비스듬히 누워서 읽던 그의 소설들을 벌떡 일어나 정색을 하고 읽게 만들었다. 그렇게 정색을 하고 새삼스럽게 그의 소설들을 다시 읽으며, 나는 우리 문학 혹은 소설 혹은 농촌소설이 아직은 희망을 가질 만하다고 고쳐 생각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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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방
김이정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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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 아직도 홍안이듯 처녀의 붉은빛이 두 뺨에 감돌던 서른 어름의 김이정이 어느새 오십을 바라보는 모양이다. 하기는 그녀의 나이를 헤아리는 나 또한 육십을 훌쩍 넘은 노년이 되었으니,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놀라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이정이 놀라운 것은 어디 나이뿐이랴. 그녀는 오십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 속에서는 인생을 제대로 살아낸 여인으로서의 성숙한 기품과 사물의 안까지 낱낱이 헤아리는 혜안의 붉은빛이 은은히 빛나고 있다. 소설집 ‘그 남자의 방’에는 그녀의 오십의 아름다움이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죽어 망자가 되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중음신으로, 때로는 흥건한 눈물로, 때로는 깊은 성찰로, 때로는 끝간데 없는 나락의 밑바닥에서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늦가을의 축제처럼 저 혼자 깊고 그득하게 차올라 황홀한 잔치를 벌이니 그녀의 삶과 문학이 함께 어울려 끝내 나를 눈멀게 한다.
8.
미리보기
폭식
김재영
(지은이) |
창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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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소설에서 처음으로 받은 인상은 사람의 생김새만큼이나 단정하고 반듯하다는 것이었다. 약간 어이없지만, 그녀가 지닌 다른 장점들보다 단정하고 반듯한 인상만이 걱정이 될 만큼 먼저 눈에 띄었다. ‘저렇게 단정하고 반듯하여 어떻게 소설을 쓰나?’ 어느덧 10년이 지난 지금 김재영의 소설에서 더이상 단정하고 반듯한 인상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보다 깊고 넓게 사물에 천착하여 함께 진흙탕에 뒹굴고, 피투성이가 되고, 저잣거리의 곰국냄새를 풍기며 어기차게 세상을 껴안는 넉넉한 품이 있다. 『폭식』에 실린 7편의 소설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작가가 되어 살아낸 10여년의 상처며 고통이며 외로움, 그리고 그것들을 자양분 삼아 훌쩍 키를 늘려버린 성장에 많이 눈부셨다.
9.
미리보기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 보고
- 유용주 장편소설
유용주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09년 11월
11,000
원 →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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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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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즈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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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주는 타고난 글쟁이다.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든 하다못해 같은 글쟁이들을 위해 쓴 발문이든, 그가 쓴 글은 어떤 형식이 되었거나 먼저 그의 걸고 찰진 입담이 빛난다. 그가 오랜만에 펴내는 장편소설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 보고』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걸고 찰진 입담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채 날밤을 새우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그의 입담에 빠져서 문득 생각한다. 만일 그가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는 이러저런 죄목의 잡범으로 칠성장군이 아니라 백성장군이 되어 평생을 시종하지 않았으랴? 어쩌면 내가 그를 글쟁이가 아니라 백 개의 별을 단 백성장군의 잡범으로 만났더라도, 나는 속절없이 그를 좋아했을 터이다. 이를테면 나에게 그의 잡범이란 이 세상의 어떤 훈장 따위 세속적 명예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눈부시다. 무전취식, 공무집행방해, 노상방뇨, 폭행 등등의 잡범노릇을 통해 그는 보다 철저하게 세상의 밑바닥을 뒹굴고 핥고 빨고 깨지고 피투성이가 되면서 마침내 잡범으로써 자신의 삶의 정체성마저 획득하였으니, 나에게 그의 잡범은 차라리 무슨 구도자의 한소식처럼 성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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