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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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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십자가>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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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고통과 악은 인류에게 답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만큼 고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상가와 신학자가 이에 관한 이론도 만들고 글도 남겼다. 하지만 이 주제에 관한 좋은 신간이 기독교 출판계에서 더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 생각과 함께 지난 몇 년을 보냈다. 고전적 위상을 얻을 법한 책이 몇몇 출간되기도 했지만, 솔직히 부정의와 고통과 죽음이 가시지 않는 뻔뻔한 세상에 실망해서였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만난 비노스 라마찬드라의 『오직 고통당하는 하나님만이』는 신음과 눈물의 골짜기에 드리운 어둠에 익숙해질 뻔한 마음에 희망의 빛을 은은히 비춰 줬다. 저자는 악의 현상을 정형화하거나 단순화하지 않고서 그 복잡성을 응시하는 지적 능력이 있으면서도, 자신의 고통에 애탄하고 타인의 고통에 연대하고 공감할 줄 아는 정직함과 용기를 보여 준다.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여러 문헌을 활용해 비극에 물든 세상 가운데서 갈팡질팡하거나 낙담하지 않을 수 있는 지혜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4장에서 논하는 ‘자연적 악’이라는 신학적 개념을 남용하며, 악과 고통이 인류에게 던지는 예리하고 절절한 질문을 교묘히 회피해 왔음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책을 선물하고픈 사람이 하나하나 떠오르는 신기하면서도 유익한 경험을 하게 해 준 귀한 작품을 만났음이 기쁘고도 감사하다.
2.
구스타프 아울렌은 지난 세기 유럽 신학계를 풍미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영향력이 살아 있는 스웨덴의 루터교 신학자이자 주교이다. 19세기에 유행한 자유주의 신학에 저항하며 변증법적 신학을 개척한 칼 바르트와 루돌프 불트만, 에밀 브루너 등의 독일어권 신학자들보다 반 발짝 앞서 그는 인간중심주의적 신학을 넘어서는 길을 찾아갔다. 빼어난 작가이자, 헌신적인 교회 지도자이자, 유능한 음악가로 스웨덴 사회에서 충분히 유명했던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있는 동시대와 후대 신학자들에게 각인시킨 대표작은 바로 1930년에 출간된 《승리자 그리스도》이다. 아울렌은 계시론에 있어 바르트가 보여 준 충격에 비견할 만한 강렬한 성취를 속죄론에서 남겼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주도적인 속죄론 프레임이 안셀무스로 대표되는 ‘객관적’ 유형과 아벨라르두스로 대표되던 ‘주관적’ 유형으로 나뉘었다면, 아울렌은 속죄론을 ‘승리자 그리스도’ 개념을 중심으로 재편함으로써 담론의 판 자체를 뒤엎었다. 십자가는 마귀, 죄, 죽음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라는 신약성서의 속죄 개념이 초기 교부들이 공유하던 대표적 사상이었고, 이것이 마르틴 루터의 신학에서 맹렬히 되살아났다는 도발적 주장은 책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독일어와 영어로 번역되며 현대신학의 지형을 바꿨다. 《승리자 그리스도》가 처음 출간되고 거의 한 세기가 흐른 만큼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일부 있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저자만의 독창적인 사고와 해박한 역사학적 지식과 경직된 전통에 맞서 싸우는 투쟁심이 살아 꿈틀거린다. 승리자 그리스도에 대한 아울렌의 분석은 단지 역사적이거나 교리적인 것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신학이 십자가의 의미를 해석하면서도 세상의 악의 실재를 응시하고 이에 맞설 수 없다면 그리스도교에 미래가 없다고 본다. 이러한 호소는 현대성에 길들어 무뎌진 신학적 상상력을 일깨워 복음의 야성을 되찾게 한다. 폭력적인 로마 제국, 그리고 타락한 중세 가톨릭 문명의 위협 가운데서 그리스도께서 드신 승리의 깃발을 바라봤던 교부들과 루터처럼, 십자가에서 하나님께서 이루신 승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서 현실을 농락하는 악의 세력에 담대하게 맞서라는 외침을 우리도 이 책을 통해 들을 수 있길 바란다.
3.
그리스도인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예수란 누구인가”를 한결같이 고민해왔다. 이것은 모든 신자의 실존적 고민이자 교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문제이며, 세계 역사를 바꿔왔던 결정적 질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그리스도론의 의미와 할을 찾아가는 선구적이고 도전적인 작업은 언제 어디서나 요구되어왔다. 『삼위일체중심주의 기독론』은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기독론 관련 서적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는 자의적인 신학적 원리를 만드는 대신, 삼위일체중심주의적으로 사유함으로써 각 교리의 강점을 최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면서도 교리 간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일에 탁월함을 보여준다. 기존의 기독론 작업이 1세기 역사와 계시의 신비, 파토스와 로고스, 인격과 사역, 경륜과 내재 사이에 갇히곤 했다면, 이 책은 이러한 고질적 대립을 넘어서는 길을 지혜롭게 제시해준다. 이로써 내용이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고, 이론적으로 탄탄하며, 실천적 지향점이 뚜렷한 통전적 기독론이 한국 독자에게 주어지게 되었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 현대적 의미를 찾아 헤매다가 말라버린 가슴을 시원히 적셔주는 책이다.
4.
“기후 위기의 시대에 신앙인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안내하는, 독자를 위한 읽을거리와 볼거리,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담아낸, 작지만 알찬 작품이다.”
5.
“기후 위기의 시대에 신앙인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안내하는, 독자를 위한 읽을거리와 볼거리,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담아낸, 작지만 알찬 작품이다.”
6.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신학자로서 살아온 약 40년의 기간 동안 신학 내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보이며 수많은 책을 써왔다. 그중 변증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학자이자 신앙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잘 알려져 있듯, 무신론으로 무장된 과학자였던 그가 복음주의 신학자로 거듭나게 된 이면에는 그리스도교가 지적으로 논증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재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는 깨달음과 확신이 있었다. 그런 만큼 그는 변증학 입문서들을 출판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과학신학이나 역사신학 등의 분야에서 작업할 때도 현대인에게 그리스도교 진리가 합리적임을 보여주려는 동기를 한결같이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변증이란 무엇인가』는 변증학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친절한 안내를 담고 있고, 21세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신앙을 변호할 수 있을지에 관한 획기적인 제안으로 채워져 있으며, 사상의 성숙기에 이른 맥그래스의 지적 여정까지 함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작품이다. 199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판을 거듭하며 출간된 그의 인기작 『신학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체계적으로 배워 갔다면, 이제는 『변증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현대사회에서 그리스도교 진리를 어떻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지혜를 익힐 차례다.
7.
신학의 숙명 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꾸준히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업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 사람들은 실용주의적 해답을 재빨리 찾으려는 강박에 빠지거나, 전통을 단순 반복하는 것에 만족하거나, 교리를 대중의 입맛에 맞춰 달콤하게 만들려는 유혹을 받는다. 신학이 이토록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질 때 우리는 간절히 고대한다. 전통이 시공간을 넘어 전달하는 신앙의 알짬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 의미와 중요성을 현대적 맥락에 맞게 재해석해 줄 누군가가 등장하기를. 그런 의미에서 토마스 F. 토렌스의 존재와 업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신학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특별히 그의 대표작 《그리스도의 중재》는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하다고 생각할 법한 ‘그리스도의 중보자 되심’을 계시, 화해, 속죄, 예배, 삼위일체 등 여러 주제와 결부하며 다채롭게 분석한 빼어난 작품이다. 신학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고 단순한 서술 속에 토렌스 이전과 이후 그 누구도 쉽사리 이루지 못했던 학문적 성취와 복음에 대한 헌신과 교회를 향한 애정의 종합이 이뤄지고 있다. 1982년에 출간된 이후 지역과 언어를 뛰어넘어 수많은 사람의 신학적 사고의 변혁을 이뤄 낸 명저가 이제야 우리말로 소개된 것이 기이하고 아쉽지만, 이제라도 나온 번역서가 앞으로 한국 신학과 교회에 끼칠 영향이 몹시 기대된다.
8.
C. S. 루이스는 신학은 처음 가 보는 땅을 안내하는 지도와 같다고 했다. 그런데 지도라고 다 똑같은 지도가 아니고, 아무리 지도가 좋아도 독도법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켄트 아일러스의 『슬기로운 신학 독서』는 책 자체로 뛰어난 지도이자 지도를 읽는 법까지 친절하고 자세히 가르쳐 주는 매력적이면서도 유용한 작품이다. 건축의 유비를 이용하는 방식은 경이롭고, 다양한 주제를 설명하는 데 사용한 자료는 익숙하면서도 참신하다. 신학과 해석학 이론을 기도와 건축, 이야기, 영화 등과 연결해 내는 상상력과 솜씨에 한마디로 질투가 난다. 교회의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되돌아보게 하고, 소위 책 안 읽는 시대에 독서의 유익함을 깨닫게 해 주며, 신학 무용론이 팽배한 현실 가운데서 신학을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해 줄, 멋진 저자의 멋진 작품이 우리말로 소개되어 참 기쁘다.
9.
『성경의 키워드로 풀어가는 신학세계』는 기존의 조직신학 작품, 특히 입문서와는 크게 차별화된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을 구성하고 이해하는 데 뼈대가 될 중요 개념들을 선별한 후, 이들이 신학의 여러 재료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살펴준다. 촘촘한 설명 속에서도 논의의 바탕이 되는 신학적 배경을 시원하게 펼쳐 보여주고, 각 개념의 심층적 의미를 탐구하면서도 그 현대적 의의를 밝히며, 입문자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듯하면서도 전공자라도 감탄할 만한 통찰을 던져준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은 책이 이토록 다차원적 매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성서 원어에 대한 단단한 지식이 있고, 교회 전통에 깊이 헌신하며, 다양한 신학적 담론과 철학적 사조에 해박하고, 현대적 상황에 애정 어리면서도 비판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시간을 비워 정독하고 싶고,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수시로 참고하며, 주변 사람에게 기쁜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조직신학 책이 나온 것을 크게 환영한다.
10.
성령론은 오늘날 교회와 신학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다. 하지만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을 붙잡을 수 없기에 성령의 인격과 사역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곤란을 신학자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모두가 경험하는 만큼, 창조로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함께하시는 성령에 관해 성서에 충실하면서도 신학적으로 균형 잡힌 안내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필요를 조금이라도 느낀 이라면 누구나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를 읽어 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이 책은 신학적으로 깊이 있으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성서에 대한 단단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매우 실천적이며, 친절한 말투 속에서도 예언자적 기백을 잃지 않는다. 저자의 오랜 연구와 강의, 목회 경험이 교회에 대한 애정과 결합하며 탄생한 만큼 빼어난 기획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 독자를 배려한 글쓰기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신앙의 핵심 가르침을 다루는 7부작의 첫 작품인 만큼 기독교 신앙의 포괄적 맥락 속에서 성령론을 위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단편적인 입문서와 크게 차별화된다. 목회자의 설교 준비, 공동체 교육, 개인의 경건 생활 등 다양한 실천적 맥락에서 널리 사용되며 믿음을 풍성하게 하고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뛰어난 작품이다.
11.
모세는 신의 거룩 앞에서 ‘신’을 벗음으로써 절대자를 어떻게 예배할지를 고대인에게 보여주었다. C. S. 루이스는 다양한 형식의 글을 통해 신의 영광으로 가득한 세계가 ‘신’나는 곳임을 현대인에게 알려 주었다. 『경이라는 세계』는 절대자 앞에서 ‘신’을 벗는 것과 그가 만드신 세계에서 ‘신’나게 사는 것이 상반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함께 이루고 있음을 매력적이면서도 탁월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근대의 과학혁명 이후 사람들의 심정 속에서 사라져 간 경이를 되찾고자,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신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 과학자를 불러다 재미없어진 일상을 기쁨이 흘러넘치는 장소로 함께 만들어 가는 종합 예술과도 같은 작품이다. 최상급 재료로 긴 시간 푹 끓여 만들어진 스튜의 감미로운 맛과 향처럼, 책의 장마다 C. S. 루이스 학자이자 번역자인 저자의 연구와 강연, 대화, 글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오랜 기간 익으며 만들어 낸 기막힌 풍미로 가득하다. 현대 교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극복하려는 신학자들의 글 이면에 은밀히 혹은 노골적으로 스며든 교리주의와 도덕주의에 신물이 나고 무덤덤해졌던 마음을, 맑고 시원한 생수로 씻어 낸 듯한 청량감과 생동감을 선물하는, 근래 찾아보기 힘든,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나오기 힘들 명작 중 명작이다.
12.
『천국에 대한 네 가지 견해』는 천국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 사이의 연속성과 차이를 친절하고 섬세하게 제시함으로써, 성경과 전통에 기반해 종말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천국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지금 여기서 천국을 살아가는 신앙의 순례자들에게 이만큼 값지고 믿음직한 신학의 이정표는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9일 출고 
교리는 성서의 핵심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요약한 것이다. 그런 만큼 교리가 없다면 신앙의 길에 들어서기도 어렵거니와 믿음의 성숙이 일어나기도 힘들다. 하지만 교리를 설명하는 언어가 낯설고 그 방식이 어렵기에 많은 사람이 교리에 대해 거부감 내지 두려움을 가지기도 한다. 삼위일체론과 그리스도론, 성령론 등 기독교의 중요 가르침에 관한 뛰어난 연구서와 입문서를 여러 권 집필한 저자는 이 책에서 만화라는 형식을 사용해 기독교 신앙의 깊은 의미를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 매력적인 만화책은 신앙의 알짬을 재기발랄하게 풀어낼 뿐 아니라, 신학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중요 신학자를 소개하고, 빼어난 기독교 예술 작품들을 해설하며 교리가 어떻게 우리의 문화를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기독교 신앙을 더 잘 알고 싶거나, 성서나 교리를 교육하는 자리에 있거나, 재밌는 신앙 서적이 필요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추천한다.
14.
챗GPT는 인간과 대화한다. 이야기도 술술 지어내고 시도 꽤 잘 쓴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단숨에 정리한다. 번역도 하고 영어 실수를 고쳐 준다. 고민 상담도 꽤 잘한다. 창피하지만 숙제도 대신해 준다. 그런데 은근히 틀린 말을 많이 한다. SF 영화에 나오는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상이 올까 두렵기도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재밌고 요긴하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챗GPT의 등장을 모른 척할 수 없을 텐데, 신앙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교회에서는 챗GPT에 대한 의도적 무관심이 강한 것 같다. 진지하게 알아보려는 노력이 부족하니 모호한 경계심과 실용주의적 태도만 커질 수밖에. 이러던 차에 챗GPT와 다섯 명의 아신대학교 교수가 쓴 《챗GPT 목사님 안녕하세요》를 접했다. 휴머노이드 목사와 가상의 대화로 이루어진 1부와 이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 실린 2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현시점에서 챗GPT의 가능성과 한계를 교회와 신학 교육이라는 맥락에서 풀어낸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챗GPT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줄 뿐만 아니라, AI와 공존하게 된 현실 속에서 보다 진지하고 미래 지향적인 고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몹시도 적절한 때에 몹시도 필요한 책이 출간되었다.
15.
영혼 없는 전문가주의, ‘어떻게’에만 몰두하는 실용주의가 가득한 신학계에 부어스마가 아니면 누가 이런 근본적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16.
현직 조직신학자로서 나는 동료 성서학자에게 바라는 바가 몹시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바라야 할 것을 몰라 부차적인 것들만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늘날 수많은 이가 근대에 갈라진 성경 주석과 교의신학의 틈에 끼여 있다. 곤란한 상황을 알면서도 조직신학자와 성서학자의 대화가 드문 것은, 자기 영역의 학문성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고집과 더불어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 말을 꺼냈다가 무식함만 드러난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두 분야 사이에 감도는 냉랭한 기운을 뒤로하고, 신학자 한스 부어스마는 원하는 바를 털어놓으며 도발을 시도한다. 그는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성경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 이끄는 은혜의 수단이라는 옛 신학자들의 단순한 가르침을 복원한다. 전작 『천상에 참여하다』에서 그랬듯, 그는 교회와 신학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고대 그리스도인들이 이룩한 기독교와 플라톤주의의 ‘위대한 종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다시금 탁월하면서도 우아하게 보여 준다. 그리스도, 플라톤, 섭리, 교회, 천상적 관상이라는 다섯 주제와 성경이 맺는 관계를 염두에 두며 구성한 성경론은 일반적 개신교 성경론에 익숙한 독자에게 낯설 것이다. 부어스마는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생각의 전환을 일으키고 이전에 간과했던 질문을 제기하는 데 능하다. 교회가 근대성의 포로가 되어 버린 것은 생소하고 불편해진 과거에 귀 기울일 용기와 열린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영혼없는 전문가주의, ‘어떻게’에만 몰두하는 실용주의가 가득한 신학계에 부어스마가 아니면 누가 이런 근본적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17.
  • 거룩함 - 하나님의 말씀이 거룩하니 신학도 거룩하라 
  • 존 B. 웹스터 (지은이), 박세혁 (옮긴이) | 터치북스 | 2022년 11월
  • 16,000원 → 14,400원 (10%할인), 마일리지 800
  • 10.0 (1) | 세일즈포인트 : 155
신학계는 그가 21세기를 대표할 교의학을 탄생시키리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웹스터가 말년에 출간한 교의학 작품 모두가 학문적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그중 그가 살아있을 때 재판이 나오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까지 받았던 책이 있다. 그 책이 바로 《거룩함》이다. 웹스터의 《거룩함》은 오늘날 한국을 휩쓸고 있는 당파성에 함몰되어 특정 진영의 신학으로 읽히지 않는다면, 교회와 신학에 여러 도전을 던져줌과 동시에 좋은 신학적 작업의 본보기를 제시해 줄 수 있을 작품이다. 정통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교의학의 폭과 넓이를 확장해 줄 것이고, 신학적 진보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에게는 성서와 교회 전통에 헌신할 때 누리게 되는 차원이 다른 자유를 맛보게 해줄 수 있다.
18.
기독교는 살아 있는 생동적 실재라는 말을 부정할 교회사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교회사 서술이 기독교의 살아 있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익숙한 이야기도 신선하게 들려주는 이재근 교수의 글쓰기는 특별하다. 20세기에 활동하다 세상을 떠난 21명의 믿음의 선배는 이 책을 통해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동역하며, 기쁜 일에 웃고 슬픈 일에 울고, 때로는 신학 토론도 펼치는 살아 있는 인물로 생생하게 되돌아온다. 전작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로 속성 과외를 받은 덕분에 겨우겨우 학생들을 가르치고 글을 써온 사람으로서, 『20세기, 세계, 기독교』로 다시 찾아온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9.
한국의 독자들 사이에 그리스도교 작가로 널리 알려진 C. S. 루이스이지만, 대중적 변증가로서의 유명세는 오히려 그의 작품 세계의 폭과 깊이를 가려 온 감이 없지 않다. 국내에 C. S. 루이스 본인이 쓴 책과 그를 소개하는 입문서는 많았지만, 그가 신학자로서, 철학자로서, 영문학자로서 쌓은 업적 전체를 전문가적 시각에서 풀어 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C. S. 루이스 길라잡이』는 한국에서 C. S. 루이스가 수용되는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수준 높은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완성도나 주제의 참신함 등을 고려할 때, 이 책은 C. S. 루이스를 익히 알았던 사람이나,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 모두에게 즐겁고 유익한 독서의 경험을 주리라 기대된다.
20.
21세기 교회는 1세기 초기 교회와 비슷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고대 로마의 다신교 사회에서 세례 교육을 받으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아가던 옛 신앙의 선조들처럼, 여러 신념 체계가 서로 경쟁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도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새롭게 배워 가야 하는 절실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쓰인 이 책은 현대 사회가 던지는 도전을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가감 없이 현대인의 언어로 전달해 준다.
21.
이 책은 『기독교 강요』 초판과 최종판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판본일 뿐 아니라, 청년 시절 칼뱅의 우아한 문체를 단단하면서도 유려한 논증과 더불어 맛보게 해준다.
22.
『신학이란 무엇인가』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두루 인정받는 신학 입문서다. 이 책이 영어권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사실 맥그래스가 직접 편집한 『신학이란 무엇인가 Reader』 때문이다. 가장 좋은 공부법은 일차 문헌을 읽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신학 수업은 언어·시간·배경지식적 한계 때문에 잘 알려진 몇몇 ‘교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텍스트의 적절성과 분량의 효율성은 이러한 아쉬움을 단번에 해결해 준다.
23.
인간의 언어와 사고가 이미지와 근원적으로 깊이 결부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상식이다. 그런데 절대자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금지한 구약성경의 명령 때문인지,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듣고 신학을 공부할 때는 이 중요한 주제가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무관심은 오용을 암암리에 허용하고 부추기는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단번에 달래 주듯 티슬턴은 시각적 재현과 그림 언어에 관한 철학적, 성서적, 교회사적 고찰을 한 권의 책에 압축적이지만 친절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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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교양과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덕목이 된 현대 사회에서, 성경과 더불어 인문 고전을 읽을 때, 우리의 신앙과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맛깔나게 변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직접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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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교양과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덕목이 된 현대 사회에서, 성경과 더불어 인문 고전을 읽을 때, 우리의 신앙과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맛깔나게 변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직접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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