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이름:김선오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92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8월 <싱코페이션>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영원 단위의 시간 안에서 사물들의 존재는 찰나의 사건이며 상태이지만 우리 앞에 도래한 사물들은 우리가 그것을 부르는 이름으로써 잠시 응고되고, 이렇게 응고된 대상은 그것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을 생산한다. 사물은 언어에 의해 소멸의 미래로부터 보호되지만 영원에게 언어는 자신을 깨뜨리는 균열이며 틈새다. 변선우의 시에서 ‘비세계’란 세계의 부정어가 아니라 세계의 틈새를 벌리는 움직임의 이름이다. 틈새는 세계의 내부이지만 외부로 간주되어 온 공간이다. 이곳을 넓히는 균열과 확장의 운동은 사물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며 흐르고 유동한다는 명제에 기인하는데, 변선우의 시에서 이 운동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되다’라는 지속과 변화의 동사다. “쇠는 풀이 되고” “불은 병이 되”며, 닭들이 그리는 원은 “눈동자가 되고 있”는, 동사 ‘되다’의 역량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시들은 대상들을 “자발적인 곤란” 속으로 던진다. 사물이 나를 먼저 시작하는 이곳에서 나와 사물들은 “삼십억 년” 동안 서로가 구별되지 않는 되어감의 흐름 안에, 무화되는 경계 위에 놓인다. 존재보다 운동이 앞서는 ‘비세계’에 던져진 유효한 질문을 곱씹어본다. “내가 회오리친다면 누가 그것을 볼 수 있을까?”
2.
책이 하나의 미로가 될 수 있을까? 《미로, 길을 잃는 즐거움》을 읽는 동안 나는 이전에는 상상해본 적 없던 읽기의 새로운 형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붉은 실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 순간 이 책이 바로 흥미롭고 무한한 영감을 주는 다중감각 미로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보르헤스, 카프카, 울리포 등 낯익은 이름들은 우리가 미로에서 헤맬 때 의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붉은 실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누군가를 미궁에 가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떠날 수 없게 붙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떠나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책 속의 문장은 이 책을 향해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미로, 길을 잃는 즐거움》은 그 안에 영원히 머물고 싶게 만드는, 유한한 동시에 무한한 한 권의 책이었다.
3.
그의 죽음 이후 약 4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지구 반대편 작은 나라에서 열렬한 독자들이 등장하게 될 것임을 리스펙토르는 예상하였을까?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미래의 사람들이 그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그의 영혼을 이토록 환대할 것임을 알았더라면 이에 대해 어떤 문장을 적고 싶어 했을까. 『세상의 발견』을 읽는 동안 나는 독서보다 대화에 가까운 경험을 했다. 또한 작가로서 글을 쓰는 동안 가지게 되었던 여러 의문들에 대한 대부분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그를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친구처럼 여긴다. 내가 살고 있는 시간 속에서 리스펙토르는 이미 죽은 사람이기에 이 낯선 형태의 우정은 타자가, 심지어 우리 자신조차 침범할 수 없는 보호구역이 되었다. 나는 이 사실이 무척 마음에 든다.
4.
무대이기도 관객석이기도 한 이 책에서 목소리들은 각자의 역할을 입고 독자에게 전달될 것이다.
5.
  • 탈인간 선언 - 기후위기를 넘는 ‘새로운 우리’의 발명 
  • 김한민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 16,800원 → 15,120원 (10%할인), 마일리지 840
  • 9.8 (25) | 세일즈포인트 : 723
세계의 절망을 목격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오늘 치 기사의 헤드라인 몇 개만 읽어도 절망감으로 몸이 얼어붙는 것 같다. 냉소와 포기만이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느껴질 지경이다. 그러나 《탈인간 선언》은 냉소를 냉소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아직 남아있음을 알려준다. 인간이 인간됨을 소망하며 만들어온 세계의 모습이 이러하다면, 이제 ‘인간적’이라는 수식의 의미를 바꾸면 된다. 인간으로서의 특권을 거절하고 다른 종과의 긴밀한 연결이 가능함을 믿기.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일을 새로운 인간됨의 양상으로 전환하기. 인간 밖의 생동하는 모든 것들을 ‘우리’의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그러니까 ‘나’와 ‘우리’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면, 그러한 실천을 새로운 인간됨이라 부를 수 있다면, 냉소와 포기라는 간편한 선택 대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탈인간의 자리에서 새로운 인간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얼굴이다.
6.
‘줄리엣과 줄리엣’이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위시한 열렬하고 철없는 사랑 역시 이성애자 문학의 특권이었음을. 레즈비언 줄리엣, 젠더 퀴어 승려, 무성애자 하녀…… 읽는 내내 예측할 수 없이 울고 웃었다. 이 퀴어 희곡집의 풍부함과 다채로움은 들어본 적이 없던 종류의 것이었다. 쉽지 않은 시도를 지속하는 동안 자신의 두려움과 섬세하게 맞서 온 작가의 솔직한 에세이를 포함하여, 이 책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아름답고 용감하다. 다 읽고 나면 당신 역시 저항 없이 믿게 될 것이다. ‘줄리엣과 줄리엣’이 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본이라는 사실을.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