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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임지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90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11월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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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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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인터넷 밈에 수명이 있다는 거야말로 거기 생명력이 존재한다는 의미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밈은 유머이지 저항이며 다정한 연대다. 왜곡과 은폐의 수단이자 혐오 재생산의 도구이다. 모든 살아있는 게 그러하듯, 밈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계보를 통해 그 면면을 비추는 것만큼이나, 과연 무엇이 밈을 살아 숨 쉬게 하는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타인을 웃기고자 하는 진심 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발굴해낸 것은 결국 우리가 타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진실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인터넷 밈으로 모여들고 또 흩어지고, 나는 그를 흥미롭게 지켜본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이 그 장면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데 놀라워하면서.
2.
좋은 건 같이 알았으면 하다가도, 내게 소중한 것들은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기고 싶어진다. 문득 나는 그 마음이 너무 많은 공유가 만들어낸 무덤들에서 불쑥 자라난 것임을 눈치챈다. 요즘처럼 항시 연결되고 공유되는 상태란 한 개인이 고유한 의미를 갖도록 허락해 주지 않고 그런 게 나는 자주 숨 막히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기술이 발달한 지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이전 번거롭고 성가셨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이 책은 그 시절 우리에게 있었던 것, 이를테면 비밀과 인내, 예기치 못한 순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시간 따위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다. 점점 빨라지는 세상의 유속에 휘말려 그 디테일이 영영 스러지기 전 한 번 더 추억해 보려는 다정한 시도다. 말하자면, 이 책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한 시절에게 건네는 근사하고 뼈아픈 작별 인사다. 그리고 읽는 내내 나는 오늘날 사라진 불편들이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주는 데 퍽 유용했음을 깨닫는다. 지금의 내가 줄곧 무언가를 잃어버렸다고 느껴왔다는 것과, 좋은 작별 인사란 그 상실감을 보듬어준다는 것도.
3.
어른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일찌감치 어른인 척을 해왔다. 이왕이면 근사한 어른으로 보이고 싶어서, 내게 오는 기대에 부응하려 애써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선 오히려 무언가를 배반할 기회가 필요한 게 아닐까. 누군가의 기대를 별수 없이 실망시킬 기회,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비장한 다짐조차 왈칵 비워낼 기회, 이뤄낸 것에서 전속력으로 도망칠 기회. 여전히 어른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사한 성취만을 내세우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시시해질 기회를 내어준 저자의 이야기란 어쩐지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자신을 보다 세세히 알게 된 이 앞에서는 언제나 그런 기분이 들었다.
4.
백 퍼센트의 자신을 욕망하지만 매번 준비 미달 상태임을 깨닫는 오늘날의 자아는 속삭인다. 저축이 소용없어진 불확실한 시대에, 사랑은 언젠가의 슬픔을 굳이 저축하는 일일 뿐이라고. 미래를 훼손시킬지 모르는 사랑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 네 앞에 놓여 있다고. 그러나 그런데도 자꾸자꾸 사랑을 생각해 왔다면, 《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펼쳐보길 권한다. 저자는 신경과학자다운 정밀한 사고와 그에 따르는 사례, 진실하게 열어젖힌 자신의 서사를 연결해 사랑의 생물학적 필요를 미려하게 설득해 낸다. 다만 이 책의 근사함은 믿음에 있다. 우리가 그 자신일 때보다 사랑의 일부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들에 대한 구체적 믿음. 그러니까 때로는, 다름 아닌 과학자에게서 그러한 믿음을 빌려 와야 하는 것이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상투적인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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