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조예은의 총천연색 놀이동산이 영업을 시작한다. 기후위기와 다단계 영업과 망상과 애정이 어우러진 <가장 작은 신> 같은 소설을 조예은 월드 초심자에게 먼저 권한다. 전작 <칵테일, 러브, 좀비>의 좀비가 되고서도 가족에게 명령을 하는 가부장 좀비 아버지처럼, 조예은 월드의 존재들은 비틀어진 세계의 틈을 비집고 나타나 이 낯선 세계를 익숙하게 만든다. 괴물, 살인마, 유령, 사기꾼 같은 이들이 나타나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 넌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 거야."(202쪽) 같은 말을 나누는 세계라니. 회전목마를 타고 빙글빙글 이 세계를 돌며 밤을 만끽한다. 아껴 먹고 싶은 소설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