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1일 : 10호
조예은 추천, <다이브> 단요 신작
2023년 두 공모전에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있습니다. 1월 6일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로 제3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 소식이, 1월 1일 <개의 설계사>로 2023문윤성SF문학상을 수상한 단요 작가입니다. 2022년 12월 출간된 단요 작가의 소설을 함께 소개해봅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의 조예은 작가의 추천사를 미리 읽어봅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사방에서 풍겨 오는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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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두 공모전에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있습니다. 1월 6일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로 제3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 소식이, 1월 1일 <개의 설계사>로 2023 문윤성SF문학상을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단요 작가입니다. 2022년 12월 출간된 단요 작가의 소설을 함께 소개해봅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의 조예은 작가의 추천사를 미리 읽어봅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사방에서 풍겨 오는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가진 게 없는 20대 여성이 어떻게 큰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동화책의 마지막 장처럼 행복한 삶을 얻기를 꿈꾸며 '나'는 위험천만하게도 해외선물 인버스(inverse) 종목으로 주식투자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불법 대여계좌 사장에서 돈을 빌려 시작한 이 투자, 어쩐지 위험해보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얻는 일반적인 투자자와는 달리,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을 얻는 투자인데요,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불행이 되는 선택을 한 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의 용어가 유행하던 시기를 지나 맞은 2023년입니다. 소설의 첫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돈은 사람을 망친다." 이 문장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정해보는 것 역시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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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쪽 : 아버지의 사업이나 엄마의 명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싶었다. 그냥 엄마를 데리고 이 집을 나와서 영원히 평안하게, 행복하게, 조용하게 동화책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살고 싶었다.
Q :
<몸과 여자들>의 주 서술자, "내 몸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나'의 캐릭터가 재미있었습니다.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닌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 신선했고요, 필경사 바틀비의 말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나'라는 캐릭터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A :
‘나’는 어린 시절부터 보편적인 성장 단계를 밟아 가는 것을 버거워했던 인물입니다. 저마다 가치관과 나아가려는 방향이 다른 법인데, 사회는 일률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따르게 하지요. 심지어 개인적인 신체 변화에 있어서도 그런 기조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나’는 이런 문제로 깊게 고민하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갑니다. 처음엔 신체의 성장에 관해, 이후엔 섹슈얼리티에 관해 남과 다른 자신의 속도와 방향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지만 결국 사회 규범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요. ‘나’의 이러한 태도는 몸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여느 사람들과 극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모두가 당연히 따르는 것을 거부하며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지요. 그 결과 ‘나’는 무언가를 하는 것만큼이나 하지 않는 것을 택하는 행위도 중요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 선택으로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는 확신도 갖게 되고요. 특히 몸에 있어선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요. ‘나’라는 인물을 그리며, 몸은 물질인 동시에 사회의 특징을 드러내는 관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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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몸과 여자들>의 주 서술자, "내 몸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나'의 캐릭터가 재미있었습니다.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닌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 신선했고요, 필경사 바틀비의 말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나'라는 캐릭터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A :
‘나’는 어린 시절부터 보편적인 성장 단계를 밟아 가는 것을 버거워했던 인물입니다. 저마다 가치관과 나아가려는 방향이 다른 법인데, 사회는 일률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따르게 하지요. 심지어 개인적인 신체 변화에 있어서도 그런 기조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나’는 이런 문제로 깊게 고민하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갑니다. 처음엔 신체의 성장에 관해, 이후엔 섹슈얼리티에 관해 남과 다른 자신의 속도와 방향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지만 결국 사회 규범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요. ‘나’의 이러한 태도는 몸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여느 사람들과 극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모두가 당연히 따르는 것을 거부하며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지요. 그 결과 ‘나’는 무언가를 하는 것만큼이나 하지 않는 것을 택하는 행위도 중요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 선택으로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는 확신도 갖게 되고요. 특히 몸에 있어선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요. ‘나’라는 인물을 그리며, 몸은 물질인 동시에 사회의 특징을 드러내는 관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Q :
소설가의 몸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소설 쓰기를 하기 전 후, 몸이 겪는 일들이 궁금합니다.
A :
소설 쓰기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육체노동에 더 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거의 매일 소설을 쓰는데, 만성적인 손목 통증으로 몇 년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일하다보니 허리 통증도 자주 겪고, 거북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을 때도 많고요. 어떤 일이든 몸을 사용해야 하는 건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15매씩 쓰려고 노력하지만 몸 컨디션이 나쁘면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소설을 쓸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몸 관리인 것 같아요. 50년 가까이 소설을 쓰신 선생님께서 체력이 떨어지면 문장이 흔들린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말을 자주 상기합니다. 정말이지 몸이 피로한 날은 문장이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처럼 어딘가로 떠내려갈 뿐 탄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몸 컨디션이 좋으면 문장도 생기 있고, 차분한 윤기가 감도는 것 같고요. 몸과 문장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아마도 많은 작가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Q :
올해 출간 예정이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서수 작가의 새해 계획과 독자에게 전하는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올해 두 권의 소설집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하나는 그동안 발표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등단 후 처음 내는 소설집이고, 「미조의 시대」부터 그 이후에 발표한 단편소설을 실을 예정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발표 단편 세 편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팬데믹 시기에 틈틈이 쓴 엄마와 딸의 이야기인데, 비슷한 톤의 소설이라서 저에겐 연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올해 저의 목표는 건강하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질병 없는 신체로서의 건강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몸과 마음의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한다는 의미의 건강입니다. 독자 분들도 건강한 몸과 다정한 마음으로 일하고 휴식하면서 혹은 그 무엇도 하지 않음을 택하면서 나름의 뜻깊은 2023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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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 6월부터는 만 나이를 쓰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새해가 되면 제 나이가 몇인지를 가늠해보게 됩니다. '마흔' 소회를 적은 최승자의 시집을 읽어봅니다. (시인은 1952년생, 이 시집은 1993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작가정신의 ‘소설, 잇다’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소설을 한 권에 담아 함께 읽는 시리즈입니다. 가부장제와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도 자신만의 삶과 문학을 만들어나갔던 근대 여성 작가의 마땅한 제 위치를 찾아내고,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현대 여성 작가가 어떻게 당당히 길을 내어 그 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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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의 ‘소설, 잇다’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소설을 한 권에 담아 함께 읽는 시리즈입니다. 가부장제와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도 자신만의 삶과 문학을 만들어나갔던 근대 여성 작가의 마땅한 제 위치를 찾아내고,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현대 여성 작가가 어떻게 당당히 길을 내어 그 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 서른 살은 온다."라고 <삼십세>(<이 시대의 사랑> 수록)에 적었던 시인은 시간이 지나 <마흔>이라는 시(<내 무덤, 푸르고>에 수록)에 그 시절을 다시 이렇게 적습니다. "서른이 될 때는 높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지." 그리고 이제 마흔입니다. "그러나 사십대는 너무도 드넓은 궁륭 같은 평야로구나." 마흔이 지나면 이 시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될까요?
이 시기를 지난 독자 선생님들께 이 시가 어떻게 읽힐지도 궁금합니다. "이 마흔에 날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고 시를 적으면서도 다음 날을 향해 나아가는 게 사람의 일 아닐까요. 이 시집에 실린 마지막 시, <해마다 유월이면>를 빌어 이렇게 청합니다. "저 혼자 숨어서 하는 리허설뿐이로군요. / 그래도 다시 한번 지켜봐주시겠어요?"
출판사는 지금 : 작가정신
‘소설, 잇다’의 첫 번째 책, 백신애와 최진영의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반짝 빛을 내는 ‘사랑의 연대’를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소설, 잇다’에서는 강경애와 한유주, 김말봉과 박솔뫼, 이선희와 천희란, 지하련과 임솔아 등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넘어선 여성 작가들의 만남이 또 하나의 가능성과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황민지(작가정신 편집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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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신춘문예 당선자가 각 언론사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화려하게 문학상을 수상한 후, 작가는 어떤 작품을 발표하게 될까요? 많은 우리들이 한번쯤 만났을 법한 그 사람, <GV 빌런 고태경>에 관한 소설로 2020 한경신춘문예에 당선된 정대건의 신작 소설과,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원작 소설 작가이기도 한,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누운 배>의 작가 이혁진의 회사 소설을 함께 놓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