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굽어살핀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따뜻한 은빛 막이 내 몸과 세계를 감싸온다. 스트라우트는 너무 많이 알려져 있기에 사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미국인들의 삶을 드러낸다. 그녀는 미세한 일상의 관찰을 통해 미국을, 온 세계의 일들을 바라본다. 수백 겹의 페이스트리처럼 겹겹이 포개지고 교차하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이 『다시, 올리브』에 있다. 이 세계의 인물들은 각각의 이유로 몹시 애처로우면서도 거룩하다. 작가의 관찰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영적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격한다. 나는 그것이 예술가와 작품에 찾아오는 은총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은총, “우리보다 더 큰 뭔가”와 함께할 수 있었다.
- 김보라 (영화 「벌새」 감독)
삶이 선물이라는 걸 몰라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그 선물이 어떤 것인지 모두 확인해봤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아주 외로운 밤이 되면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풀어보는 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세속적인 판단과 욕망들, 편견과 진부함과 선입견의 포장이 모두 사라지고 난 뒤에야 우리는 그 선물이란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함께 보낸 시간들, 혹은 혼자서 보낸 시간들. 후회스럽기만 한 시간들, 혹은 영원히 반복하고 싶은 시간들. 좋은 선물이 있고 나쁜 선물이 있을 리 없지 않겠는가? 선물이란 다 좋은 것이지. 만약 삶이 선물이라면, 우리가 그 모든 시간들이 다 좋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의미에서 선물일 것이다.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시선과 인물의 가장 깊은 내면까지 파고드는 사건을 통해 우리 인생의 여러 나날들의 의미를 묻는 소설이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더블린 사람들』을 읽는 듯하다.
- 김연수 (소설가)
무뚝뚝하고 직설적이며 까칠한 올리브.
남에게 비춰지는 그 모습 뒤에 여리고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이런 모습의 올리브가 크로스비 주민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한다면?
그리고 그 선물을 독자들과도 나눈다면 어떨까?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올리브가 독자에게 수줍게 내미는 새해 선물의 느낌으로 이 책을 작업했다.
“삶이란 각기 나름의 방식으로 축하할 일임을 알기에 그들은 이맘때를 축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_『올리브 키터리지』 본문 중에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느끼는 요즘, 올리브가 내미는 이 책에서 선물 같은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 윤종윤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