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늘어나는 노키즈존, ‘민식이법 놀이’ 괴담, ‘급식충’ 등의 혐오 표현, 성교육 도서 검열……. 어린이에 대한 혐오·차별 현상은 곳곳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 어린이책시민연대, 그리고 청소년인권단체 활동가인 저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린이·청소년 혐오를 지적하고 비판하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짚는다. 나아가 어린이·청소년을 존중하며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운동 사례들을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아동을 혐오하는 국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2019년, 대한민국에 대한 심의 과정에서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한 위원이 한 말이다. 보호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어린이가 혐오를 받는다니 충격적으로 들리지만, 체벌만 생각해 봐도 어린 사람들의 인권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오랫동안 무시당해 왔다. 어린이를 배제하고 내쫓는 노키즈존은 어린이 혐오가 더욱 전면에 드러나고 확산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혐오·차별에 대응해 온 사람들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쓰였다. 우리 사회에 어린이·청소년 혐오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반성과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어린이를 미성숙한 존재, 시끄럽고 민폐를 끼치는 존재로 간주하고 비하하고 내쫓는 것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을 때 비난받은 사건, 폭력과 검열로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상황 등 어린이를 차별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비판한다.
1부 ‘어린이를 혐오하는 사회’에서는 어린이 혐오 현상의 대표적 사례들을 지적하고 분석한다. ‘급식충’, ‘잼민이’ 같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 역차별 논리가 깔려 있는 ‘민식이법 놀이’ 괴담과 교통 안전의 문제, 노키즈존 업장이 증가하는 현상, 어린이·청소년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담긴 성교육 도서 검열 등 다양한 주제와 분야의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2부 ‘어린이는 시민이다’는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대안적인 관점과 태도를 제안하는 활동 사례들이 주제다. 차별적인 언어 문화를 지적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존중하는 언어를 제안한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 어린이책을 통해 어린이의 삶과 권리를 이야기하고 연대한 “어린이도 시민이다” 활동, 어린이·청소년의 주체적 관점에서 교육 문제를 비판한 ‘학습 시간 줄이기’ 캠페인을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혐오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혐오·차별도 예외가 아니다. 공공장소와 공론장에서 어린이들을 쫓아내려 하는 사람들, 어린이들을 ‘금쪽이’라 부르며 교권 침해의 주범인 듯 묘사하면서 인권을 퇴보시키려는 학교 현실 등 어린이·청소년의 인권도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상투적인 좋은 말들로 포장된 ‘어린이 사랑’, ‘청소년 보호’를 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우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진지한 성찰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이·청소년의 사회적 지위를 신장하고 삶을 바꾸기 위한 실천은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붙였던 가제는 이랬다. “어린이를 혐오하는 사회”. 너무 강한 부정의 언어 같다는 우려 속에 최종적으로 책 제목은 《노키즈존 한국 사회》가 되었지만, 말뜻을 뜯어 보면 처음의 가제보다 과연 더 온건한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린이(kids)가 없는(no)’ 한국 사회라는 뜻이니 말이다.
그리 지나친 제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10여 년 전부터 갑론을박의 대상이 된 노키즈존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최근 개업한 곳 중 노키즈존을 내건 식당이나 카페가 여럿이다.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에서는 노키즈존 찬성 여론은 꾸준히 과반을 넘는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이 어린이 혐오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사실 한참 옛날부터도 “말 안 듣는 애들은 패야 정신을 차린다”, “애들이 뭘 알아” 따위의 말과 생각은 흔하디흔했다.
다만 최근에는 더 선명하고 공격적인 표현이 늘었을 뿐이다. 어린이에게 붙여진 “급식(충)”, “잼민이”, “금쪽이” 같은 멸칭들이 별다른 저항 없이 유통되는데, 인터넷상에서 자동차 근처를 지나는 어린이들을 ‘민식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접하고는 현기증이 났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님의 이름을 따서 만든 교통안전법을 공격하기 위해서,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멸칭으로 쓰는 것에는 얼마큼의 혐오가 담긴 것일까.
이 책은 어린 사람을 멸시하고, 무시하고, 혐오하고, 통제하고 싶어 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이를 바꾸려 한 사례들을 담았다. 무슨 문제이든지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인식하는 데서부터 변화와 해결이 시작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어린이를 혐오하는 사회에서 환대하는 사회로” 바뀌기 위해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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