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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꺼이 이름을 묻는 사람들, 조해진 장편소설"
    나나의 이야기. 35년 전 프랑스로 해외 입양되었고, 파리에서 배우로, 극작가로 살고 있다. 나나가 기억하는 자신의 첫 이름은 문주. 헤어진 남자 친구의 아이를 가졌음을 알게 되고, 뱃속의 아이를 우주라는 이름으로 부르던 그는 서영에게서 이메일을 받는다. 나나가 입양되기 전 그를 보호했던 기관사가 지어준 이름인 '문주'를 찾는 과정을 영화로 담고 싶다고. 그렇게 문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빛의 호위> 조해진 장편소설. 타인을 향한 사려 깊은 환대를 담았던 전작 속 단편 <문주>와 세계를 공유한다. "이름은 집이니까요."라고 서영은 말했고, 서영의 그 단어는 나나를 한국으로 이끈다. 영화 작업을 하며 서영과 문주는 소율과 함께하고, 이태원 해방촌에서 지내며 복희 식당의 주인 할머니의 환대를 받는다. 이름을 찾아다니는 그들은 만나는 이들에게 항상 이름의 기원을 묻는다. '이태원'의 유래를 묻다 겁탈당한 여자들, '이타인'이 살던 곳이라는 의미도 있을 수 있음을 찾게 되는 순간. '복희'는 모두 복이 있다는 뜻, '럭키하고 럭키한 사람'임을 알게 되는 순간. 장소의 이름, 사람의 이름은 의미있는 의미가 되어 내게 안긴다. 기꺼이 이름을 묻고, 기꺼이 연루됨을 선택하는 이들의 빛처럼 퍼지는 호의. 우리를 살게하는 각각의 우주들에 관해, 진심을 담아 조해진이 전한다.
    - 소설 MD 김효선 (2019.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