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미도서상, 한국계 최초 수상"
예술고등학교 연극과 학생들의 ‘신뢰 연습’ 시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교사 킹슬리가 주도하는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거나 몸짓을 전해야 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이지만, 학생들은 되려 격한 감정의 파도에 휩싸여 치명적인 상처를 받기도 한다. 세라와 데이비드는 '신뢰 연습' 도중에 서로를 발견하고 열렬한 연인이 되었지만, 일련의 사건 끝에 다시 돌아온 수업 시간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의 우상이자 정신적 지주인 킹슬리 선생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
"당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소설이 던지는 단 하나의 질문이다. 소설의 1부는 세라의 시점에서 회상하는 고등학생 시절이지만, 2부에서는 세라의 친구이자 1부의 등장인물인 캐런이 화자가 되어 1부 전체가 30대의 세라가 쓴 소설임을 밝힌다. 캐런은 세라가 말하지 않은 기억의 이면을 들춰내고, 3부에서는 또 다른 화자 클레어가 등장하며 이야기를 흔들어 놓는다. 극심한 혼돈 속에서 독자는 발견하게 된다. 이 책 전체가 잘 짜여진 하나의 거대한 연극 무대라는 것을, '신뢰 연습' 수업을 받고 있었던 것은 우리라는 것을.
- 소설 MD 권벼리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