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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 <우리들의 스캔들>, <푸른 사자 와니니> 등의 소설을 발표한 이현은 세대와 국적의 경계를 넘어 읽히는 작가다. 이현의 2022년 신작 소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9쪽)라고 말하던 열일곱 살 호정이 은기를 만나고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358쪽)라고 진술을 바꾸는 사이의 일을 한 권의 소설로 함께 겪는다.
호정은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이다. 정시로 대학을 갈 생각이기에 내신 준비는 열심히 하지 않고,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음악을 듣는다. 태권도를 하던 부모님은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호정을 낳게 된 후 호정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 후 돌아왔다. 어린 동생과 부모님은 계속 같이 살아와 세 명은 한 가족으로 자연스럽지만 호정은 스스로가 이 가족에서 겉돈다고 느낀다. 스스럼없이 명품 화장품을 꺼내는 나래와 자기 주장이 강한 지후, 친구들과 호정은 다르다. 호정의 호수 아래의 일을 사람들은 잘 짐작하지 못한다. 그런 호정은 은기의 손을 잡게 된다. 저처럼 말이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 그렇게 호정은 은기의 호수를 향해 다가간다. 안전하되 기만적인 세계를 벗어나 자신의 호수가 깨어질 때까지, 그 밑바닥을 향해 질문을 던져본 사람들의 이야기. “당신이 이 소설을 읽고 흔들리길 바란다.”라고, 소설가 최진영이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