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코멘트와 함께 다시 만나는 앵커브리핑"
무대 위 손석희의 걸음, 시선, 말과 아이라이트의 그래픽, 그리고 배경 음악이 어느 한구석도 뭉개지지 않고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며 마음을 건드리는 뉴스를 만들어냈을 때, 시청자들은 별도의 비평 없이도 이것이 새로운 저널리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센세이션 한 첫 시작 이후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매 회 화제였다. 기존 뉴스의 문법과 많은 것이 달랐지만 본질적인 차이 하나를 꼽자면 '온기'였다. 하루 24시간 방송 중 삶과 가장 맞닿은 내용이지만 동시에 가장 건조한 표정의 방송, 뉴스. 그 속에서 상식과 객관의 이름으로 보이는 온기는 기분 좋은 충격으로 시청자들의 머리와 마음에 동시에 닿았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을 다시 보고 싶었던 이들이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 세련된 온기에 대한 감각은 여러 면에서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진행한 950회의 앵커브리핑 중 일부를 뽑아 주제별로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책엔 해당 앵커브리핑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취재 자료들, 손석희가 덧붙인 글들이 함께 실렸다. 방송보다 시각적 자극은 덜하겠지만 텍스트로서의 풍부함은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격동의 시간 동안 그가 세상에 내보낸 힘 있고 따뜻한 말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