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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가 2023년 출간 100년을 맞이한다. 한국시사 100년의 성취를 기념하고, 다가올 100년을 기대하며 한국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이 출간되었다. 파랗고 푸르른 색상이 책등을 장식한 '하늘' 세트에는 김소월, 백석, 한용운 시집 등이 실려 함께 실린 시의 푸름을 짐작케하고, 노랗고 붉은 색상이 책등을 장식한 '바람' 세트에는 윤동주, 이육사, 임화 등의 시가 묶여 이 시들의 뜨거움을 짐작케 한다. 10권의 시집이 실린 각 세트가 38,000원, 권당 3,8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시의 정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시는 감각으로 다가온다. 백석의 시 <여우난골족>을 읽으며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를 맡으며 조는 평화로운 밤을, 임화의 <옛 책>을 읽으며 '패퇴의 매운 바람결이 내 마음의 엷은 피부를 찢'는 날카로움을 느낀다. 날로 푸르러지는 계절에 맞게 청록집을 손에 쥐고 '구름에 달 가듯이' 시와 함께 한 계절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언제고 이 책들을 펼치면 시심(詩心)의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시인 오은이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