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이 낳은 걸출한 문학작품들을 들라면,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더불어 조지 오웰의 이 책, <카탈로니아 찬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카탈로니아 찬가>는 보다 직접적이다. 내전이 소설의 '배경' 뿐인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경험이 소설의 내용이고 '혁명과 전쟁' 자체가 주인공이다.
오웰은 1936년 겨울부터 37년까지 통일노동자당의 민병대로 참전해 프랑코의 파시스트 군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스탈린을 등에 업은 공산당이 연대를 깨고 도리어 무정부주의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당은 트로츠키주의자로 몰려 공격받았고, 결국 프랑코가 득세하는 결과만을 낳았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그 혼돈의 도가니에서 가까스로 탈출하여 목숨을 건진 오웰이 억울함을 항소하고자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민병대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자신들이 뒤집어 쓴 오해는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 말하기 위한 책이다.
1903년 6월 25일, 인도의 벵골주 모티하리에서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상류층 아이들 틈에서 심한 차별을 맛본다.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스쿨에서도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다. 점차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 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고 잠시 초등학교 교사직을 지낸 뒤 영국 노동자들의 삶에 관한 조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1933년의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펴냈다.
전체주의를 혐오했던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도 참가했다.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 《카탈로니아 찬가》는 뛰어난 기록 문학으로 평가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이후 작품 활동을 계속해 전체주의의 종말을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전체주의라는 거대 지배 시스템 앞에서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