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사 전문가 서울대 김덕수 교수가 지도자의 8가지 본색을 밝힌다. 본색은 화려한 경력과 빛나는 비전만큼이나 지도자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래서 국가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알려주는 중요한 척도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또 공개된 각종 정보를 활용해 지도자를 선출하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본색을 꿰뚫어 보는 일은 중요하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말이나 행동과 달리 본색은 지도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해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수많은 왕, 시민 대표, 황제를 세우고, 또 내쳤던 ‘지도자 양성소’ 로마에서 실마리를 찾을 순 없을까? 로마인은 누구를, 왜 선택했을까? 로마 지도자들은 언제, 어떻게 본색을 드러냈을까?
이 책은 기원전 2세기 이후 로마사의 가장 굴곡진 500년을 이끈 9인에게서 지도자의 본색을 살핀다. 그라쿠스 형제부터 디오클레티아누스까지, 로마의 안녕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지도자 9인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로마는 각종 사회 문제뿐 아니라, 공화정이 무너지고 제정이 들어서는 체제 교체의 혼란마저 겪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선택과 결단을 요구받았다. 각자의 본색에 따라 어떤 지도자는 지지자들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렸지만, 어떤 지도자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저자는 그들의 본색을 ‘나만 옳다는 고집형’ ‘피를 부르는 청산형’ ‘정도를 걷는 뚝심형’ ‘함께 다스리는 협치형’ 등 8가지 유형으로 제시하며, 결국 이것에 따라 로마의 흥망이 결정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과거 로마인이 그러했듯이, 지도자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끌지, 또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도자가 누구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 입학해 로마사를 처음 접했다. 긴 역사 속 지중해 세계를 누빈 수많은 인물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로마사 탐험을 이어갔고, 아우구스투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32대 역사학회 회장을 지냈고,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EBS의 〈클래스 ⓔ〉에서 ‘불멸의 제국, 영원한 로마’ 연강을 진행하고, KBS의 〈역사저널 그날〉에 출연해 악티움해전의 전개 양상과 의의를 소개하는 등, 로마사의 다양한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저서로는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바울: 크리스트교를 세계화하다》 《로마와 그리스도교》 《아우구스투스의 원수정》 《그리스와 로마》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하이켈하임 로마사》 《로마혁명사》(공역) 등이 있다.
이 책은 로마의 흥망을 좌우한 결정적 요소로서 지도자의 본색을 살펴본다. 공화정 말기의 혼란기부터 제국의 최전성기인 오현제 시대와 그 직후까지, 1인자들의 본심을 알면 로마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어떤 영감을 건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