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날, 작은 마을에 제무시 트럭 세 대가 들어와 마을 창고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싣고 산으로 오릅니다. 조금 뒤 하늘을 찌르는 총성이 들려옵니다. 며칠이고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던 제무시 중 한 대가 멈추어 섭니다. 더는 그 학살의 현장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싶지 않다는 듯이요. 이 책은 국가의 명령이나 집단의 가치 앞에서 개인의 도덕성과 판단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황수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