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령부 포고령 가운데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를 보고 새삼 책과 출판의 힘과 의미를 떠올렸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은 무엇이었을까. 회장이 직접 재판을 받는 등 상황은 달라졌으나 여전히 삼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다. 최대 광고주로서 언론조차도 입을 뻥긋하지 못하게 만들어 어떤 감시도 받지 않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였던 ‘삼성 공화국’을 혈혈단신 말과 글, 더불어 책으로 고발한 사례는 여전한 책과 출판의 역할 그리고 가능성을 되새기게 한다. 당대의 계엄을 뚫고 나온 책이라 하겠다.
박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