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 2023년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2025년 <너의 유토피아>로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 선정된 소설가 정보라의 2025년 최신작. 이야기의 배경은 로봇 공학과 인공 자궁 연구가 발달한 근미래다. 아이를 낳는 고통과 기르는 어려움을 기술과 국가가 분담하는 이 세계에서 주거환경관리과 소속 조사관으로 일하는 주인공 '무정형'은 관할 건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조사하다 수도관 아래 귀신과 눈이 마주친다.
살아있을 때 아이, 색종이는 공동보육시설인 '아이들의 집'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본 색종이를 기억하는 '가루'의 이야기에서, 친모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 아이의 사건에서, 귀신 들린 건물에서 어쩐지 무정형은 떠날 수가 없다. 친구인 양육교사 '정사각형'의 도움으로 무정형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해외 입양인인 '표'와 '관'은 자신들의 자신들의 입양에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사설단체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옛 이야기 <장화홍련전>의 자매는 귀신이 되어 부사에게 억울함을 고한다. 이 이야기에서 무서운 건 귀신이 된 자매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인간의 악의였다. 정보라의 소설은 "사람이 제일 무서워. 귀신은 불쌍하지."라고 덧붙인다. 간간히 웃기다 서늘하게 고발하며 사건의 진실을 향해 조사관은 다가간다. 생성형 AI에게 사주팔자를 물어보는 세상이다. 기술이 도래해도 제도와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모든 아이들, 살아남아 어른이 된 사람들,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연대'(작가의 말, 275쪽)를 전하며 세계와 함께 읽는 작가가 맺힌 목소리를 옮겨 적는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여자는 물을 주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무정형은 싱크대 아래에서 수도관을 핥던 기괴한 얼굴과 푸르스름한 입술을 생각했다. 침실에 누워 있던 길고 희끄무레한 꾸러미와 그 끝에 튀어나온 머리카락을 생각했다. 소름이 끼치기보다는, 아이가 불쌍하다고 무정형은 처음으로 생각했다.
공부하라고 하면 이상하게 더 하기 싫어진다. 스스로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 때, 그게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 맞춤법 공부를 권하는 것보다 재밌는 이야기를 함께 읽자고 하는 편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맞춤법 천재라면>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 자연스럽게 맞춤법을 습득하게 만든다.
매운맛, 순한맛, 컵라면, 삼각 김밥, 짜장, 부셔부셔, 너굴, 비빔이.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라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여기에 김치 할아버지, 달걀 누나(언니), 파 삼촌까지 '나라면 더먹으리 마을' 주민들이 가세한다. 이야기는 '맞춤법 천재라면 선발 대회'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슬쩍슬쩍 읽다 보면 '윗어른'이 아닌 '웃어른', '문안한'이 아닌 '무난한', '맞추는'이 아닌 '맞히는'이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저절로 익히게 된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초등 필수 맞춤법 75가지를 정복하게 되는 것이다. 맵고, 순하고, 진하고, 통통한 라면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여정을 통해 어휘의 기초를 다져주는 <맞춤법 천재라면>. 맞춤법이 지루하고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책 한 권이 꼭 필요하다.
- 어린이 MD 송진경
모든 괴담은 재미있다. 그리고 괴담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언제나 그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물론 실체를 알고 나면 왠지 조금 시시해지지만, 진실을 들을래? 말래? 묻는다면 난 언제나 듣는 쪽이다. 진실엔 어떨 땐 괴담 그 자체보다 더 경악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것까지도 포함한 맥락 전체가 괴담을 완성시킨다.
SF 작가 이산화가 무려 4년의 기간 동안 동서양의 고문헌을 탐독하며 괴물에 관한 책을 집필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괴물의 '실체' 이야기라고 하겠다. 책은 시대별로 화제 되었던 세계의 괴물들을 찾아내고, 사람들이 괴물이라고 믿었던 그것들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낸다. 그 실체엔 동시대인들의 두려움, 불안, 편견, 혐오, 욕망, 허영이 담겨있다. 하나하나 괴물들의 실체가 밝혀질 때마다 허무한 동시에 루머라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것인지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책은 분위기를 잘 살린 일러스트들을 통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영화 '파묘'의 콘셉트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린 최재훈의 작품들이다. 생생히 복원된 괴물들의 그림이, 당시의 사람들이 이들의 존재에 얼마나 흥분했을지 상상하게 만든다. 괴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여러모로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다. 괴물로 유명한 또 다른 작가 곽재식이 "괴물학의 걸작"이라는 말로 추천했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열광했던 대상의 정체를 스스로 낱낱이 파헤쳐서 책으로 엮어 내자니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굳이 괴물들을 해부하고 거짓이라는 낙인까지 찍음으로써 괴물 이야기의 재미를 망친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시시하고 허탈한 진실에조차 가장 달콤한 거짓을 한없이 능가하는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황당한 괴물 이야기를 얼마나 굳게 믿을 수 있는지, 한번 뿌리내린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역사를 수놓은 각종 소문과 거짓말 뒤에 감춰진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하나라도 더 많이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분명 세상과 우리 자신을 한층 똑바로 이해하게 될 테니까.
누구나 한 번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성공을 그려본다. 그 모습은 각자 다를지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는 '지금보다 나은 나'를 향한 간절함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를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쳐 배우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길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생의 힌트들이 숨어 있다. 그들의 선택과 패턴을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언젠가 도착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치 누군가 시험 전날 조용히 건네준 요점 정리 노트를 손에 쥔 것처럼 마음이 든든해진다.
<인생 컨닝페이퍼>는 바로 그런 인생의 '요점 정리 노트' 같은 책이다. 유튜브 채널 '인생컨닝, 박종경 변호사'로 2030세대의 인생 멘토가 된 박종경 변호사가 10년 넘게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관찰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패턴과 실패한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해 정리했다. 돈, 사람, 결혼, 일, 꿈, 마인드라는 삶의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추상적인 동기부여가 아닌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현실밀착형 조언을 담고 있다. 더 이상 혼자 해답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검증된 성공의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여러분도 그 지점에 닿아 있을 것이다.
진작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수많은 방황과 후회, 되돌릴 수 없었던 선택들 앞에서 조금은 덜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정말 다행이다. 뒤늦게라도 방향을 틀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니까.
- 자기계발 MD 김진해
저자의 말
"이 책이 누군가에게 기적의 시작점이 되길 소망한다. 당신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는 데 작은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당신이 꿈꾸는 목표를 모두 이루길 진심으로 응원한다."